무역 전쟁의 영향으로 일부 식료품 가격 상승 시작
May 15, 2025
신선식품 가격 가장 먼저 올라

수개월 간의 무역 전쟁 끝에, 식탁 위에서 관세의 영향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캐나다 식품 및 식료품 업계의 전문가들에 따르면, 수개월간 이어진 미·중 무역 전쟁의 여파로 인해 이제 관세의 영향이 가정의 식탁 위에서도 점점 더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신선식품 가격 가장 먼저 올라"
캐나다 독립 식료품점 연맹(CFIG)의 수석 부회장 게리 샌즈(Gary Sands)는 특히 소규모 식료품점들이 진열대에 놓을 제품을 구매하는 데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산 농산물 중 상당수는 관세 대상이 아니지만, 관세가 부과되는 신선 농산물의 경우 유통 속도가 빠르고 부패하기 쉬워 가장 즉각적으로 가격 인상이 나타났다고 샌즈는 설명했습니다.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
캐나다 전역에 약 6,900곳에 달하는 독립 식료품점들은 평균적으로 2% 정도의 매우 낮은 영업이익률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는 다른 산업군에 비해 매우 작은 수치로, 제조업체로부터 4~5%, 때로는 두 자릿수의 가격 인상을 전가받으면, 그 부담을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넘길 수밖에 없다고 샌즈는 강조했습니다. 그는 “영업이익률이 그렇게 낮은 상황에서 식품 제조업체가 가격을 인상하면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수밖에 없고, 그건 피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25% 보복관세, 식품에도 적용"
캐나다 정부는 미국의 관세에 대응하여 3월 4일부터 약 3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수입품에 대해 25%의 보복 관세를 부과했습니다. 이 목록에는 오렌지 주스, 일부 베리류, 견과류, 케첩, 새우 등 다양한 식품이 포함되어 있으며, 그 영향이 이제 공급망 전반에 걸쳐 나타나고 있습니다.
"소비자 물가도 점진적으로 상승 중"
소비자물가지수(CPI) 자료에 따르면 식료품 가격도 소폭 상승하고 있습니다. 2월 기준으로는 전년 동월 대비 2.8% 상승했으며, 3월에는 상승률이 3.2%로 더 커졌습니다. 사스카츄언 대학교 농업·자원경제학 교수 스튜어트 스미스(Stuart Smyth)는 이러한 상승이 관세의 영향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올해 2월 초부터 관세가 부과될 수도 있다는 위협이 이어져 왔다. 관세가 적용됐다가 해제됐다가 반복되며, 이러한 불확실성이 가격 결정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오렌지 주스 가격 격차 뚜렷"
관세 대상 품목들의 가격 인상은 실제 매장 진열대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오렌지 주스의 경우 미국산 제품이 캐나다산 제품보다 현저히 높은 가격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로블로(Loblaws) 웹사이트에 등록된 무펄프 오렌지 주스를 비교해 보면, 캐나다산으로 표시된 President’s Choice 브랜드 제품은 $5(100ml당 $0.32), Simply Orange는 $7.69(100ml당 $0.50)였던 반면, 미국산으로 관세 적용 대상인 트로피카나(Tropicana) 제품은 $8.72(100ml당 $0.66)에 판매되고 있었습니다. 온타리오와 퀘벡 주에 매장을 보유한 메트로(Metro)에서도 비슷한 상황이었습니다. 같은 무펄프 오렌지 주스 2.5리터 제품의 경우, Irresistibles 브랜드 제품은 $6.99(100ml당 $0.28), 트로피카나 제품은 $13.99(100ml당 $0.53)로 두 배 이상의 가격 차이를 보였습니다.
캐나다산 가공식품도 예외 아냐
캐나다 매장에서 판매되는 미국산 제품의 단순한 가격 상승 외에도, 관세는 이제 캐나다 식품 제조업체들의 비용 증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캐나다 식품·건강·소비자제품협회(Food, Health & Consumer Products of Canada)의 CEO 마이클 그레이던(Michael Graydon)은 말했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토마토를 수입해 통조림을 만드는 캐나다 업체는 3월 초부터 해당 농산물에 관세가 부과되기 시작했을 것입니다. 커피, 초콜릿, 견과류 등도 캐나다 식품 생산에 자주 사용되는 재료인데, 현재는 이들 품목도 보복 관세 대상에 포함되어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이러한 모든 요소들이 캐나다 식품 제조업체들의 원가를 증가시키고 있습니다. 그레이던에 따르면, 현재까지는 대부분의 제조업체들이 그 비용을 자체적으로 흡수하고 있으며, 관세 상황이 다시 바뀔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당장은 소비자 가격을 올리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독립 식료품점에 더 큰 타격 우려
한편, '캐나다산 제품 구매 운동(Buy Canadian Movement)'은 공급망을 빠르게 전환하려 노력 중인 소규모 소매업체들에게 또 다른 부담이 되고 있다고 게리 샌즈(Gary Sands)는 말했습니다. 샌즈는 “소비자들이 이 문제에 대해 매우 강한 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가능한 한 많은 캐나다산 제품이 매장에 진열되기를 원하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내가 이 협회에서 일한 지 25년이 됐지만, 이런 상황은 처음 본다”고 덧붙였습니다. 소매업자들은 미국산 대신 남미산 농산물을 구매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샌즈에 따르면 이러한 공급처 전환은 소규모 업체들에겐 쉽지 않은 일입니다. 이에 대해 마이클 본 마소우(Michael von Massow)도 동의했습니다.
예를 들어, 오렌지에 관세가 부과된 지금, 소매업체들은 미국산 대신 터키나 남아프리카산 오렌지를 찾고 있지만, 대량 구매자가 우선적으로 물량을 확보하게 됩니다. 이는 적은 양을 구매하는 소규모 식료품점들이 공급망을 바꾸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된다는 뜻입니다. 샌즈는 또 일부 소매업체들이 미국산 제품을 재고로 보유하고 있지만, 이제는 그 제품들이 팔리지 않아 손해를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상품 원가조차 회수하지 못하게 되면서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영향은 이제 막 나타나기 시작
현재까지 식료품점과 매장 진열대에서 확인되는 영향에도 불구하고, 관세의 충격은 아직 완전히 가시화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가격 인상의 일부는 관세 때문만은 아닐 수 있습니다. 공급업체가 가격을 인상하려 할 경우, 대부분의 소매업체는 그들에게 가격 인상 신청서를 제출하게 하고, 인상이 정당한 이유를 설명하도록 요구한다고 마이클 그레이던(Michael Graydon)은 설명했습니다. 이 절차에는 보통 6~12주가 걸리기 때문에, 일부 가격 인상은 아직 매장에 반영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반면, 식료품점 내 다양한 제품 구성이 소비자들이 고가의 관세 대상 품목을 피할 수 있게 도와준다고 마이클 본 마소우(Michael von Massow)는 말했습니다.
예를 들어 소비자가 트로피카나 같은 미국 브랜드에 집착하지 않는 한, 캐나다산 대체 제품을 구매함으로써 관세 영향을 회피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본 마소우는, 식품에 대한 관세의 영향이 제한적인 이유 중 하나는 연방 정부가 어떤 품목에 보복 관세를 부과할지 선택적으로 결정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예를 들어, 이 시기 캐나다가 미국에서 대량 수입하는 잎채소류(leafy greens)는 관세 대상에서 제외되었다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정부는 1차 조치에서 캐나다 소비자에 대한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미국에 대한 압박은 극대화할 수 있도록 매우 선택적으로 품목을 정한 것으로 보입니다.”라고 본 마소우는 말했습니다. 그는 또 날씨가 따뜻해지고 캐나다의 농작물 재배 시즌이 본격화되면, 관세나 공급망 문제와 무관한 국산 농산물을 더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