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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 플라스틱 퇴출과 푸드서비스의 변화

2023년 2월 1일

원가 상승 결정타, 일부 대용품 125% ↑




최근 소비자들은 테이크아웃 용기, 음료 빨대 등 식사 관련 보조 아이템들이 새해들어 새로운 모습으로 선보이고 있는 업장을 자주 대하고 있다.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 퇴출의 일단계를 연방에서 시행하면서 요식업계가 변화를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적응의 초기 단계다. 일부 식당은 이미 여러달 전부터 친환경 대용물로 교체를 시작했다.

 ‘Jack Astor's’, Scaddabush, Reds, Duke’s  Bar 등 숱한 레스토랑과 펍을 소유하고 있는 거대 요식업 그룹 SIR(Service Inspired Restaurants)의 회장 겸 최고운영책임자 폴 보나르씨는 산하 식당들이 이미 리사이클링 제품으로의 교체를 단행해왔다고 말한다. 비록 아직까지 전면 사용 금지까지는 아니지만 미리 준비하고 적응하는 차원에서 교체의 과도기를 수개월째 경험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회용 플라스틱의 ‘사용’은 아직 1년 유예를 가지고 있다.)

연방정부는 2022년 12월 20일을 기해 1단계 조치로 일회용 플라스틱 쇼핑백, 수저/나이프, 요리를 담 아주는 용기 등의 제조와 수입을 전면 금지했다. 여기서 말하는 플라스틱의 개념은 소재가 부분적이든 100%이든 상관없다. 그리고 음료를 젓는 막대기(stir stick)도 제조 및 수입이 금지됐다. 올해 6월부터는 음료나 맥주 등을 운반하기 편하게 하는 플라스틱 고리(주로 6개 단위)의 제조, 수입도 금지될 것이다.

다음 단계로는 올해 12월부터 이들 일회용 제품의 ‘판매’가 금지된다. 음료와 맥주 운반 고리(ring carrier)의 판매는 2024년 6월부터 금지된다. 2025년 12월부터는 이들 제품의 제조, 수입, 수출, 판매. 사용 등 전 과정이 모두 금지된다.

따라서 이 일정대로면 식당, 카페, 바 등 요식업계에서 ‘사용’하는 것은 아직까지는 무방하다는 말이다. 대부분 대량 구입해서 재고물량이 잔뜩 있기 때문에 소진될 때까지 정부가 이를 감안해 유예 기간을 준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회사들이나 사업장은 이미 과도기의 적응을 위해서 미리 재활용이나 재사용 소재로 전환을 하고 있고 더 이상 이들 제품을 구입하지 않고 있다.

몇가지 예를 들어보자. 캐나다 커피 체인의 대명사인 팀호튼(Tim Hortons)은 이미 더운 음료(커피, 핫초콜렛 등)의 용기 뚜껑을 재활용 섬유 소재로, 간편 식사용 수저, 포크 등은 부패가능한 (compostable)  소재로 교체하기 시작했다. 맥도날드는 이미 지난 2021년부터 부분적으로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를 퇴출시켰다. 여기에는 빨대, 수저, 포크, 휘젓는 막대도 포함됐다. 앞에 소개한 SIR그룹 보나르 회장은 테이 크아웃 용기는 대나무 소재로 교체하기 시작했으며 일회용 수저나 포크도 그냥 주지 않고 필요한지 손님에게 물어보고 필요하다는 손님에게만 주도록 지시했다고 한다. 친환경 정부정책에 대한 발빠른 선도적 조치로 여겨진다.

그런데 편의점까지 포함해서 많은 푸드서비스 업소의 최대 고민은 테이크아웃 음식 담아주는 용기를 법에 저촉되지 않는 소재로 어떻게 확보하는가 하는 문제다. 그리 간단하지 않다는 반응이다.

보나르 회장도 이를 인정하는 듯하다. 현재 재활용 플라스틱을 사용한다고는 했지만 이것들이 과연 모두 재활용될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또다른 옵션으로 강구한 것이 표면을 왁스 처리한 판지(板紙)를 사용하는 것으로 결론냈다. 이 소재는 재활용 가능하고 생분해 (biodegradable)도 가능하다.

지금까지는 모범적인 요식업의 사례를 들었지만 사실 체인 레스토랑이나 패스트푸드점은 자금력과 연구 개발팀이 있어서 가능한 것이고 자영업으로 하는 독립 푸드서비스 업체인 경우 기존의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의 재고가 너무 많아서 1년 유예기간에 다 소진하는 것도 불가능한 처지다. 코비드 기간에 영업을 못한 시간이 너무 많아서 재고가 엄청나게 쌓여있다는 것이다.

전국요식업협회 켈리 히긴슨 회장에 의하면 팬데믹 이전에는 일회용 친환경 소재 교체에 대한 열기가 요식업계에서 꽤 강렬했다는데 팬데믹으로 많은 피해를 본 뒤끝이라 이 과제는 사업 운영에 적지않은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한다. 대안 소재로 대나무, 귀리, 옥수수, 볏짚, 종이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들 소재가 그나마 비용상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라는데 일부 다른 소재를 검토한 결과 비용이 125%나 더 드는 것도 있었다고 한다. 공급대란으로 인한 품질 저하의 우려도 있다.

회장 이야기를 좀더 들어보자. “품질은 우수하며 지속가능한 친환경 소재라야 하는데 원가 부담을 최소화 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 관건이다. 현재도 일부 시중에 나와 있는 것들이 있지만 문제는 비용이다.”

이 문제와 관련해 앞의 보나르 회장은 낙관적인 입장이다. 지금 당장에는 수급 불균형으로 비싸지만 널리 통용이 되면 원가가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에 근거한 것이고 현재의 공급대란 문제가 어느정도 완화되면 더더욱 이 문제는 쉽게 해결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일리있는 예측이다. 양산 체제로 들어가면 생산 원가는 낮아질 것이고 당연히 소매업에 대한 공급가 또한 부담스럽지 않은 수준이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체인으로 운영되는 푸드서비스 업체들이야 자금력과 공급 협상력에서 갑의 위치에 있으니 저렴한 원가가 가능하겠지만 독립 자영업의 경우는 사정이 다르다. 다국적 요식업체 또한 막강한 자금력과 신소재 용기 공급업체 협상력 우위로 선수를 치고 이미 교체에 들어갔다.

문제는 연방의 가이드라인에 보태서 각 주정부가 정하는 통제, 여기에 각 지자체가 추가하는 제한 조치 등이 상이할 경우 혼란이 야기될 소지가 있어 보인다. 즉, 재활용의 허용 범위를 어디까지 정하느냐에 따라 원가 부담의 경중이 갈릴 것이라는 의미다. 지나치게 엄격하면 결국 원가 부담으로 돌아온다. 앞에서 말한 소자영업 수준의 푸드서비스를 하는 업체는 타격이 클 것이다.

히긴슨 회장의 이야기로 끝을 맺는다. “정부의 대국민 계도가 더 활발해져서 친환경 소재에 대한 의식 수준을 높여야 할 것이다. 일관성을 가져야 푸드서비스 업계의 혼란이 없을 것이다. 사실 그간 정부의 태도가 오락가락해서 혼란과 좌절감이 있어왔다. 재활용 소재로 변화해도 실질적인 재활용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는 정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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