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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업계, 커피 업그레이드 경쟁 가열

2023년 9월 18일

고품격 변신 후 매출 현격한 상승



▲프리미엄 커피맛을 홍보하기 위해 이동 트럭을 통해 순회 마켓팅을 벌이는 서클케이. 사진은 미국의 한 병원 인근 공터에 ‘Kafe’라는 간판의 트럭을 대놓고 병원 방문객에게 시음 캠페인을 펼치는 모습이다.



세븐일레븐, 서클케이 그리고 대형 정유사의 자회사인 주유소병설편의점 체인사들이 최근 푸드 서비스 분야에서의 업그레이드 경쟁에 여념이 없다. 그 중에서도 커피 서비스 분야가 단연 돋보인다. 통크게 투 자해 품질을 높이고 있는데 최신 장비와 프리미엄급 원두 등 원재료 등이 가일층 업그레이드 되고 있다. 이는 미국은 물론 캐나다까지 포함해 북미주 전반에 걸쳐 일고 있는 붐이다.


제휴사의 하나인 프랭크 커피(Franke Coffee Systems Americas)의 마켓팅 매니저 팀 콕스씨 말을 먼저 들어본다. “커피 고객들의 맛 분별력과 취향이 그 어느때보다 까탈스러워지고 있다. 소비자 니즈에 부응 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밀레니얼과 Z세대가 이런 변화를 견인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세븐일레븐이 최근 실적 발표를 하면서 북미주 13,000여 개 매장 중 거의 5,000개 업소의 커피 프로그 램이 개선됐음을 보고했다. 앞으로 남은 곳들도 속속 업그레이드 계획이라고 한다. 커피 서비스의 현대화 작업에 거금의 투자를 쏟고 있는 것인데 질좋은 원두가 곧바로 드립해서 잔에 옮겨져 맛의 고품격을 꾀하는 것이 최우선 목표다. 또한 특별한 종류의 맛을 개발해 다양화를 도모하고 있고 찬 커피도 종류를 확대하고 있다. 이는 간편 식사 대용물 예를 들어 갓 구워낸 빵에 곁들여 마심으로 궁합이 더 어울리게 된다.


사실 커피는 편의점 푸드서비스 운영에서 대단히 큰 몫을 차지한다. 그 자체로 하나의 주요 마켓을 형성하고 있다. 대략 북미주 성인의 2/3가 매일 커피를 마시고 있다. 이들 중 91%가 집 밖에서 일주일에 최소 한번은 사마신다. 미국 커피협회가 밝힌 자료다.


커피는 또한 보상 프로그램과 짝을 이루기 안성맞춤의 품목군이다. 예를 들어 주유소병설편의점의 경우 기름값 할인 프로그램을 개발할 때 커피와 연계하기 좋다. 많은 편의점들이 주유 포인트 적립 총량이 일정치에 달하면 무료 커피를 제공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일부 편의점들은 커피까지 포함해서 회원제 프로그램까지 개발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면 왜 이렇게 편의점들이 앞다퉈 커피 서비스 업그레 이드에 집중하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이러한 마켓팅 트랜드는 전체적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까?


커피 서비스 공간의 변화


편의점 커피가 사실 지금처럼 고급스러워서 전문 커피점 수준과 대적할 만하다는 자부심을 과거부터 누렸던 것은 아니다. 흘려받은 한주전자 커피가 덩그렇게 한쪽 구석에 놓여 있고 그나마 시간이 좀 지나면 맛도 없고 미지근한 구색맞추기용 푸드서비스에 지나지 않던 시절이 있었다. 유감스럽게 지금도 일부 편 의점은 이런 모습 그대로다. 독립편의점들이 대개 그렇다.


세월이 지나면서 소비자들의 입맛이 점점 고급화됐고 전문 커피점들의 프리미엄 커피들이 대중화되니 편의점이 이를 못본체 할 수가 없는 지경에 이른다.


편의점이 처음 주목한 것이 컵이라도 고급스럽게 하자는 것이었고 그 다음으로는 이왕하는 진열을 좀더 멋지게 하자는 것이었다. 그리고 커피 서비스 관리에 신경을 쓰게 됐고 마지막으로는 커피 맛 자체의 고급화를 생각하게 되면서 원두라는 재료까지 생각이 미쳤다. 편의점 커피 고급화의 역사는 이렇게 단계적으로 시간차를 두고 발전해왔다.


이처럼 편의점 커피의 격이 한껏 높아졌는데도 아직 고객들이 그 실상을 잘 몰라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서클 케이가 대표적이다. 원두에서 곧바로 컵에 담기는 설비를 7,000개 매장에 새로 설치한 후 올해 초부터 창의적인 홍보 마켓팅에 집중하고 있다. 트럭 순회 방식으로 사람 많이 모이는 장소에서 ‘Kafe’라 는 간판을 달고 서클케이 커피를 시음시키고 있는데 일단 프리미엄급 맛을 알린 후에 서클 케이 매장에서 동일한 맛의 커피를 즐길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 기발한 마켓팅을 과감히 시행하게 된 이유는 시장 조사 결과 응답자의 55%가 편의점 커피는 일반 커피숍 커피보다 맛이 열등하다는 관념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한 때문이다. 이런 고정관념을 깨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는 절박한 인식이다. 반응은 매우 좋았고 마켓팅의 성공이었다.




▲장비현대화를 일찌감치 단행한 7-Eleven의 커피 프로그램



원두에서 직접 컵으로”(bean-to-cup)라는 슬로건은 편의점 업계의 공통된 구호가 됐다. 시간이 지나 신선도가 떨어지는 커피는 편의점에서 더이상 취급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출이다. 최신 커피 장비 교체 붐이 이래서 편의점 업계의 붐을 이루고 있다.


미국 매릴랜드 주에 본사를 두고 약 300여 개의 편의점 체인을 거느리고 있는 대쉬인(Dash In)은 이미 2018년에 이 슬로건하에 장비를 모두 교체했다. 고객들로부터 큰 호평을 받았고 식음료 담당 총책 바바라 노바씨는 한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고객의 커피 경험이 호의적으로 바뀌는데 결정적이었으며 영업 효율성 면에서도 낭비요소를 제거하고 관리의 간소화 등을 거둘 수 있었다. “bean-to-cup” 접근은 매장의 격을 높였으며 품질의 우수성이야말로 ‘지속가능한’ 경영의 요체임을 절감했다.”


지금이 업그레이드 최적기  


수많은 편의점들이 앞다퉈 커피 서비스 수준 향상을 최근 수년에 걸쳐 단행해왔는데 왜 하필 이즈음에 이런 붐이 일어나게 됐나? 편의점에서 차지하는 커피의 비중이 비약적으로 높아진 때문이다. 아침 시간대는 편의점에서 아주 중요한 시점이다. 출근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커피와 간단한 아침식사 대용 콤보 메뉴가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젊은층 고객들의 편의점에 대한 애호감이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는 긍정적 분위기는 커피 프로그램을 결코 소홀히 할 수없는 중대한 변수가 됐다.


전미커피협회 조사에 의하면 젊은층일수록 즉석 원두커피 취향이 강하다. 특별한 맛의 커피 선호는 이들이 주도한다. (*참고로 ‘원두커피’라는 말은 서양에서 쓰는 표현은 아니다. 한국식으로 인스턴트 커피와 구분하기 위해 신선하게 바로 내린 커피라는 의미를 강조하기 위한 표현일 뿐이다.)


고물가 시대로 한푼이 아쉬운 세상이지만 특별하고 고급진 맛의 커피를 즐기겠다는 욕구는 식지 않고 있으니 편의점이 고급 커피를 취급한다면 이 트랜드를 잘 반영한 현명한 전략이라고 하겠다. 평범한 맛의 커피로 만족하던 고객들도 업그레이드된 커피를 편의점에서 일단 경험만 하게 된다면 입맛이 바뀔 가능성은 매우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프리미엄 커피에 길들여지기만 하면 편의점 방문 횟수가 크게 증가한다. 타 품목 쇼핑까지 이어지면서 시너지 효과까지 감안하면 고급 커피로의 변화를 도모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한다. 체인 편의점을 중심으로 커피 수준 증대에 쏟는 노력은 앞다퉈 강화되고 있고 에스프레소를 기반으로 하는 커피 외연 넓히기로 발전하고 있다. 소비자 수준이 높아지며 이에 부응하기 위해 질을 높이고 질이 높아지며 소비자 입맛도 고급화되는 선순환의 발전이 일어나고 있는 분야가 바로 편의점 커피다.  


놀라운 결과들


신선한 즉석 원두커피를 위한 장비 교체도 중요하지만 좋은 원두를 공급받을 수 있는 제휴처도 중요하다. 체인 편의점들은 커피 프로그램의 향상을 위해 거래처 발굴에도 많은 노력을 쏟는다. 그렇게 해서 성공한 체인 편의점 사례는 미국에서 부지기수다. 대표적으로 미국 굴지의 편의점 프렌차이즈 Kum&Go는 지역에 든든한 뿌리를 두고 있는 Blk&Bold라는 회사와 제휴해 소비자 선택의 폭을 크게 넓히고는 커피 매출이 크게 올랐다. 바닐라, 모카, 해이즐넛, 캬라멜 등이 이 중에서도 가장 인기가 높다고 한다.


미국의 경우 소비자 52%가 특별한 맛의 커피를 일주일에 최소 1회 이상 즐긴다는데 이런 통계에 근거해 커피 프로그램에 새로운 맛이나 스타일을 꾸준히 추가해나가고 있다. 에스프레소는 기본이고 아이스 커피, 라테, 카푸치노 매출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물론 전통적인 맛의 제품믹스는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 보수적인 소비층이 여전히 많기 때문이다. 이는 통계가 바로 입증한다. 편의점 일반 커피에 대한 선호도는 전체 푸드서비스 매출에서 30% 이상을 차지하 고 있다. 또한 드라이브쓰루 커피 구입도 늘어나는 추세라서 흔치는 않지만 편의점이면서 커피 드라이브 쓰루 서비스하는 곳들은 이 손님들에 대한 관리에도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한다.


장비와 원두 업그레이드를 단행한 결과는 극적이다. 아르코라는 편의점 체인은 대대적인 커피 프로그램 개선 후 2022년에 전년 대비 278,000 잔을 더 판매했다. 이는 71%의 증가치다. 대표적으로 가장 현격한 증가를 기록한 회사의 예를 들었지만 미국의 다른 모든 편의점 체인사들도 유사한 경험을 하고 있다. 독립 편의점도 커피 프로그램의 격을 높여 손님 트래픽을 증대하고 시너지 효과까지 목표로 해야 할 것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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